정몽규 미스터리, 전방위 압박에도 왜 4연임을 포기하지 않나
정몽규 미스터리, 전방위 압박에도 왜 4연임을 포기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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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2)의 ‘버티기’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정 회장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종용하는 정부와 “나가”라고 외치는 여론의 압박 속에서도 사퇴는커녕 4선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정 회장의 입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 거취 문제는 오직 축구 발전에 도움되는 쪽으로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에서 바뀐 게 없다. 오는 22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자리에서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 회장의 정확한 속내는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축구협회에서 그를 오랜기간 보좌했던 관계자들과 측근들을 통해 짐작만 해볼 따름이다.
한 기업인은 “재벌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저런 수모를 감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 정도로 축구협회장이 중요한 자리인가”라고 의아해한다.
정회장이 협회장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에 대해 축구를 가업으로 보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실제 ‘현대가’의 축구 사랑은 모두가 인정할 만큼 남다르다.
현대가는 K리그 구단만 세 개(울산 HD·전북 현대·부산 아이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 역시 부산 아이파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정 회장이 사촌형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물려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축구협회를 명확한 후계 없이 물러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각에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등판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일부 축구인들이 축구협회장이 공석될 가능성에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만 눈에 띈다.
정 회장이 한국 축구에 남길 자신의 유산을 지키겠다는 각오 때문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내년 완공이 기대되는 천안축구종합센터 사업이다. 총 12면의 축구장과 체육관, 숙소, 사무 공간, 축구 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대사업이다. 천안시의 지원과는 별개로 축구협회가 쏟아부은 사업비만 1549억원(지난 8월 국회 제출 자료 기준)에 달한다. 축구협회는 615억원의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했다. 정 회장은 천안축구종합센터가 프랑스의 클레르퐁텐처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길 바라는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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